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ℒℰ
- 2025년 12월 31일
- 1분 분량
편지를 띄워 보낸 나는 머지않아 망각의 늪에 빠지겠지만, 당신은 그 편지를 못내 간직할 것을 알기에 신중한 낱말로 첫 문장을 쓴다. 허술하고 모호한 단어는 당신을 오해의 길로 유도할지도 모르니까. 오해와 이해 사이의 투명한 벽은 얼마나 쉽게 허물어지는지, 그 연약함을 알고 있다면 문장은 자꾸만 뒤로 물러나게 된다. 물러나고 또 물러나다, 종이 끝에 내몰리게 될 때쯤 거대한 망설임이 찾아온다. 종이를 접었다 펴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주름이 생겨나고, 주름이 다발처럼 엮일 무렵 그제야 한 글자씩 눌러 쓰게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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